시베리아에서 적도까지 아시아 샤먼의 순례자
visual ethnography(영상민속지) / 2015. 2. 15. 22:49
[박경훈의 제주담론] (32) <故 김수남 특별전 - 극(極), 끝없는 기억>에 붙여
2009년 9월 30일 ‘제주칠머리당영등굿’이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즉 알기 쉽게 말해 세계무형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조선시대에는 유학자들에 의해 혹세무민하는 미신으로, 일제강점기에는 조선총독부의 민족문화말살정책에 의해, 그리고 박정희 정권의 새마을운동 깃발이 온 국토에 나부끼던 기간에는 역시 미신으로 핍박받던 한국의 무(巫), 그리고 굿. 1만 8천 신들의 고장이라는 제주, 그러한 제주문화의 정수였던 굿이 오랜 인고의 시간을 거쳐 세계적인 문화로서 인증을 받았다. 슬프게도 안에서보다 밖에서 먼저 내준 인증이었던 것이다.
이 제주도의 영등굿이 온전히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은 김수남의 사진집에서 시작되었다. 1983년 열화당에서 낸 기념비적인 시리즈 ‘한국의 굿’ 20권 중 제3권으로 《제주도 영등굿》이 출간되었던 것이다. 이 시리즈에서 소개된 제주의 굿 중 영등굿은 최초의 것이었다. 미신이 문화가 되는 순간이었다. 그의 흑백사진들은 당시 새마을운동의 끝물에 여전히 휘둘린, 미신의 이미지에서 서민과 농촌공동체사회에 아직도 완강히 남아 있는 민중신앙의 일면을 여지없이 녹여내어 독특한 문화의 원상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그것은 신선한 문화적 충격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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