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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다큐프라임이 세계 문명사 대기획 ‘강대국의 비밀’ 6부작을 지난달 말부터 4월초까지 방영했습니다. ‘강대국의 비밀’은 고대 로마제국에서부터 20세기 미국에 이르기까지 세계 제국이라 불릴 수 있는 패권 국가들의 역사를 통해 그들이 초 강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인을 찾아 가고 있습니다. 또한, 모든 국가, 공동체나 조직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보편적 해답을 내리기도 합니다.

우선, 프로그램에서 밝힌 강대국의 의미부터 짚고 넘어가 보겠습니다. 폴 케네디 교수는 “세계 200여 개 국가 중 상위 5~7개의 가장 강력한 국가가 강대국입니다. 강대국은 많은 인구, 영토, 경제, 기술력, 강력한 군사력을 모두 갖춘 국가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19세기의 영국과 오늘날 미국이 여기에 해당하지요.” 이에 비해 데이비 포터 교수는 “강대국이란 직접적인 강요 없이도 다른 국가들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진 국가입니다. 강대국은 굳이 자국민들이 직접 행동하지 않아도 동맹을 활용, 자신의 목적을 성취할 수 있는 국가입니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것이 ‘다양성’과 ‘관용’입니다. 강대국의 비밀이 여기에 있습니다. 역사상 존재했던 세계 초강대국들은 하나같이 타 민족에 배타적이지 않고, 그들의 종교와 문화를 받아들이고, 자국의 문화에 동질화 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결국, 강대국이란 다른 나라를 압도하는 권력을 가진 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권력은 폴케네디 교수의 언급처럼 많은 인구와 넓은 땅, 경제적 기술발달과 자금력, 그리고 마지막으로 막강한 군사력이 뒷받침 되는 국가입니다.

프로그램에서는 2500여년의 역사 속에서 강대국으로 세계를 지배했던 국가로 로마, 영국, 몽골, 네덜란드 그리고 미국의 사례를 들고 있습니다.

우선, 로마가 고대 패권국가로 성장 할 수 있었던 근간에 ‘로마 시민권’ 제도가 있습니다. 이 제도는 기원전 218년에 로마를 위기로 몰아넣었던 한니발 전쟁에서 로마가 전쟁위기를 극복하고, 거대 제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로마제국에서 가사노동을 담당했던 노예도 10년간 로마제국에서 거주하면, 그 자신은 시민권을 얻지 못했지만, 그들의 자녀는 로마 시민권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렇듯, 로마연합이 붕괴하지 않고, 유럽을 지배할 수 있었던 사회시스템이 시민권 부여 제도입니다.

1588년 당시 변방의 조그만한 섬나라 영국이 스페인 무적함대를 꺾을 수 있었던 것은 낡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취한데서 찾을 수 있습니다. 스페인과의 싸움에서 기존의 전술인 해상 백병전이 아닌, 포를 이용한 근접 포격전이 영국의 승리를 가져 왔으며, 대영제국을 건설하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것이 ‘다양성’과 ‘관용’입니다. 강대국의 비밀이 여기에 있습니다. 역사상 존재했던 세계 초강대국들은 서로 상당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긴 했지만 적어도 해당 시대의 기준으로 보면, 하나같이 타 민족에 배타적이지 않고, 그들의 종교와 문화를 받아들이고, 자국의 문화에 동질화 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달리 표현하면, 이질적인 문화와 집단을 적절히 활용해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몽골의 세계 재패의 원동력은 패자에 대한 관용에 있습니다. 징기스칸은 혈연이나 종교, 민족이 아니라 능력과 충성심만으로 사람을 평가했다고 합니다. 이것은 당시 몽골지역의 관행과는 배치된 것인데요, 유목민이라는 공통점을 기반으로 다양한 종교를 믿고 있는 여러 부족을 하나의 몽골민족으로 만들어 내었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몽골의 통신망인 얌(jam)을 기반으로 사람과 사상, 의약품 그리고 재화가 중국에서 유럽, 유럽에서 이슬람 국가로 서로서로 이동하게 됩니다. 세계 역사상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문명의 전파이며, 근대 세계 시스템의 토대가 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한 사회가 한 지방이나 지역이 아닌 전 세계에서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군사적, 경제적 면에서 세계의 최첨단에 서 있어야만 한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른 민족의 문화를 수용할 수 있는 ‘관용’이 필수 조건이라고 ‘강대국의 비밀’에서 주장하고 있습니다.

폴 케네디 예일대 교수는 “통일된 리더십이 없거나, 리더가 어리석은 행동을 지속적으로 하게 된다면, 무한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강대국이 될 수 없습니다.” 네덜란드 사례를 보겠습니다. 1492년은 스페인의 재정복 작업(레콘키스타)이 완료된 해이며, 스페인국왕의 명에 따라 항해에 나선 콜롬부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해이기도 합니다. 이를 기점으로 스페인은 해가지지 않는 제국을 건설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스페인은 같은 시기 ‘알 함브라 칙령’공표를 통해 유대인을 박해하기 시작합니다. 유대인들은 스페인을 떠나 종교의 자유를 찾아 네델란드로 집단 이주했습니다. 네델란드는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하면서 이미 종교의 자유를 확고한 신념으로 제시 하였습니다. 네덜란드에서는 종교적 관용이 사상적 관용을 낳았고, 새로운 문화가 꽃피기 시작했습니다. 네덜란드 헌법에는 “네덜란드의 모든 국민은 평등한 환경에서 평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 종교, 신념, 정치적 의견, 인종 또는 성별 등에 어떠한 배경에 바탕을 둔 차별도 금지되어야 한다.(네덜란드 헌법 1조)”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17세기 세계의 바다를 지배했던 역사상 가장 작은 제국 네덜란드는 관용이 만든 제국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현대의 초 강대국 미국. 미국은 ‘인종의 용광로’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민족이 저마다의 색을 발휘하는 나라입니다. 이런 미국도 1960년대 내란직전 상황까지 갔던 흑백갈등을 겪게 됩니다. 당시 미국 남부지역에서는 흑인들의 투표권을 제한하기 위해 ‘문맹 여부 조사지’를 작성하게 했습니다. 이 조사지는 헌법을 이해하고 투표를 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문맹인 흑인들에게 투표권을 제한하는 빌미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더 가관인 것은 질문지 내용입니다. 예를 들어 “비누에 거품이 몇 개 붙어 있는지?”를 묻습니다. 당연히 아는 사람이 없었지요. 심지어 라틴어로 된 헌법을 읽게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반면에 백인의 경우는 ‘고양이’라는 단어 하나만을 읽으면 투표를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내홍을 극복하는 데는 많은 민권운동가들의 죽음이 따랐습니다. 이후 흑인들의 투표가 보장 되었고, 많은 정치인들이 선출 되었으며,미국은 흑인 대통령을 선출했습니다.

여기서 우리 사회를 돌아봅니다. 강대국을 지향하는 우리 사회. 하지만, 현실은 암울합니다. 강대국은커녕 국민의 목숨조차 보장하지 못하는 국가가 아닌가 합니다. 우리 아이들의 꿈을 보장하지 못하는 사회가 강대국으로 나갈 수 없음은 자명합니다. ‘강대국의 흥망’ 저자 폴케네디 예일대 역사학과교수는 “통일된 리더십이 없거나, 리더가 어리석은 행동을 지속적으로 하게 된다면, 무한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강대국이 될 수 없습니다.”라고 주장합니다.

Posted by cybern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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